2025. 5. 17. 13:57ㆍ생활의 지혜
나는 어렸을 적부터 고양이와 거리가 멀었다.
할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고양이 근처엔 가지 마라.”
그 말에 어떤 근거나 이유는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고양이는 나와 ‘다른 세계’의 생물이 되어 있었다.
🌍 서양에서는 왜 고양이와 함께 살까?
미국과 유럽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던 내가 가장 놀랐던 문화 중 하나는
고양이와 개가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가족'처럼 여겨진다는 점이었다.
특히 고양이는 집 안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침대 위나 식탁 아래에서 가족과 함께 일상을 나누곤 한다.
특히 유럽에서는, 나이든 여성들이 고양이를 ‘마치 자식 이상’으로 애지중지 아끼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만큼 고양이는 정서적 위로의 존재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 한국의 주택가, 그리고 길고양이들
지금은 한국의 오래된 주택가에서 지내고 있다.
우리 집은 어머니께서 평생 정성 들여 가꾸신 37년 된 빨간 벽돌집이다.
그런데 문제는 집 안이 아니라 집 밖이었다.
들고양이들을 측은히 여긴 이웃들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동네 전체가 ‘고양이 친화 구역’이 되어버린 듯했다.
고양이들은 밤낮없이 울어대고,
우리 집 옥상에 올라와 배변을 하고,
마당 구석에 똥밭을 만들고,
여기저기 소변으로 영역을 표시하며,
정원 구석구석에 냄새를 남긴다.
그리고 나는 매번 기침, 가려움, 두통으로 심한 고통을 겪는다.
🤝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간극
나는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애정으로 돌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진으로 보는 고양이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펫 샵을 지나면 유리창 너머 고양이들의 앙증스러운 모습을 한참을 구경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 환자인 나에게 고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면역 위협 요소'다.
이걸 설명할 때면, 때로는 사람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기도 한다.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 같다.”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 아니냐.”
“그 정도로 심하다고?”
사람들의 이런 반응 속에서
나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견딜 수 없어서'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설명해야 했다.
와인 알레르기가 있는 미세스 앤은 와인 딱 한방울에도 온갖 호들갑을 다 떨면서도
나의 고양이 알레르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의 고양이는 이 세상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 알레르기를 앓는 이들을 위한 작은 제안
고양이를 사랑하는 분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다.
고양이로 인해 아무 잘못 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알레르기 환자인 우리는
‘싫어함’이 아닌 ‘회피할 수 없는 질병’이라는 점을
감정적이지 않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배척하지 않기 위해,
‘알레르기도 존재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 고양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팁도 함께 공유합니다
고양이의 배변 반복 | 고양이 영역 표시 냄새를 지우는 탈취 소독제 필수 (ex. 바이오크린) |
고양이 접근 막기 | 초음파 퇴치기, 천연 스프레이, 울타리 가시 설치 등 |
알레르기 설명 | "고양이 싫어하는 게 아니라, 알레르기 질환입니다"는 문장으로 전달 |
🪴 마무리하며
문화는 다를 수 있지만,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태도만은 공통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도,
고양이와 멀리해야 하는 사람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기상천외한 세계에서, 당신의 일상까지 — InfoNomad
#고양이알레르기 #알레르기질환 #문화차이 #공존 #정원생활 #기상천외한세계일주 #세계문화 #반려동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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