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6. 23:15ㆍ유럽_Europe/튀르키예 공화국_Türkiye Cumhuriyeti
이스탄불(Istanbul)을 여행하던 중에 지하세계 궁전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당히 흥미를 돋우는 얘기였기에 계획에 없었던 즉흥적 투어를 가게 되었다.'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에서 길만 건너면 갈 수 있는 곳인데도 모르고 지나칠뻔 했다. 나는 하기아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를 같은 날 관람했는데 하기아 소피아를 갈때 이 지하궁전을 같이 엮는것이 좋은 방법일거 같다. 왜냐면 이 지하궁전은 밤 늦게까지 개방하기 때문이다.
왜 지하세계에 물 궁전을 만들어 숨겼을까?
예레바탄 사라이 지하궁전(Yerebatan Basilica Cistern)은 6세기 비잔틴 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만든 거대한 지하 물 저장소이다. 그러면 이스탄불은 왜 지하세계에 물 궁전을 만들어 숨긴 것일까? 이스탄불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을 한번에 몰살시키는 방법이 물에 독을 타는 것이었다고 한다. 적으로부터 이러한 물 공격을 방어하고 이스탄불에 안정적인 식수 공급을 위해 지하 궁전을 건설한 것이라고 한다.
지하세계의 물 궁전
이스탄불의 웅장한 고대 건물 중 하나는 아야 소피아(Hagia Sophia) 남서쪽에 위치한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Basilica Cistern)’이다. 영화 007의 배경지로 유명해진 지하궁전이기도 하다. 건물 입구에서 입장권을 제시하고 52개의 돌계단을 내려가면 마침내 거대한 규모의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오래된 습기가 얼굴을 덮치는 듯 하다. 예레바탄 궁전을 보고 느낀 것은 지하세계의 '물의 신'을 섬기는 신전같기도 하고 지하에 숨겨 둔 비밀스러운 궁전을 보는 거 같았다.
336개의 대리석 기둥과 눈물의 기둥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Basilica Cistern)에는 336개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이 이 궁전을 떠받치고 있다. 촘촘하게 세워진 이 기둥들 하나하나가 다른 신전에서 가져온 것들이어서 똑같은게 없다. 그리고 '눈물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기둥 하나가 있다. 이 기둥들 사이를 걸어 안으로 들어가면 독사의 머리카락을 가진 메두사의 머리가 보인다. 1984년 보수공사 과정에서 지하에 쌓인 진흙을 치우다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진흙 속 메두사(Medusa)의 머리
거대한 메두사(Medusa)의 머리 두개가 수 백년 세월 동안 이 지하궁전 진흙 속에 파묻혀 있다가 세상으로 나왔다는 말인데 이것들이 세상으로 나온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또한 하나는 옆으로 누워있는 자세이나 하나는 거꾸로 서 있으니 어떤 사연이 있는가 궁금해진다. 지하궁전에 거대한 메두사 기둥을 만들었을 때는 어떤 판타지(fantasy)가 있을 법 하다.
독사의 머리카락을 가진 메두사
기둥들 사이에서 메두사의 전신상도 하나 발견된다. 메두사(그리스어: Μέδουσα)의 어원은 '여왕'이며 뱀을 상징한다. '바다의 신' 폰토스와 케토 사이에서 태어난 메두사가 너무 아름다운 외모로 독사의 머리카락을 가진 괴물로 변해 죽임을 당했다. 나의 상상력은 바다의 신의 아름다운 공주였던 비극의 주인공 메두사를 위로하기 위해 세운 신전이라고 말해준다.
메두사의 머리가 왜 지하궁전에 파묻혀 있었나?
그리스 신화에 마녀 혹은 괴물로 묘사되는데 고르고네스 세 자매 중 하나이다. 고르고네스 세 자매의 이름은 스테노(힘), 에우리알레(멀리 날다), 메두사(여왕)이다. 무시무시한 얼굴을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해버리는데 세 자매 중 유일하게 불사신이 아닌 그녀는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려 죽는다. <비블리오테케> 이야기에는 메두사는 미모가 출중해 아테나의 저주로 머리가 베인 것이라고 한다.
페르세우스는 누구인가?
페르세우스(Perseus)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영웅으로, 미케네를 건설하고 미케네의 페르세이드 왕조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시조라고 전해진다. 그는 다양한 괴물을 처치하는데, 메두사의 목을 베고, 바다 괴물이자 여신인 케토 또는 수염고래를 죽이고 이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를 구한 영웅으로 묘사된다.
왜 눈물의 기둥을 세웠을까?
336개의 대리석 기둥들 사이를 걸어가던 중에 초록빛을 띄는 독특한 문양을 가진 기둥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것이 ‘눈물의 기둥’이다. 이 궁전을 건립할때 6000명의 노예들이 희생되었기에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지하궁전 공사에서 희생된 6천명 노예의 죽음을 기억하는 '눈물의 기둥'과 거꾸로 선 '메두사의 머리'가 슬픈 느낌을 준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눈물의 기둥
세계여행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오브젝트를 마주하게 된다. 이 눈물의 기둥도 소원을 들어주는 크라잉 컬럼으로 불리기도 한다. 구멍에 엄지 손가락을 넣고 손바닥을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다.
입장료
입장료는 450 리라인데 한화로 약 2만 1천원 정도 된다. 지하궁전 관람료 금액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든다. 터키는 한국과 비교해 물가가 많이 낮은 나라인데 무슨 입장료가 이렇게 비싼가? 알고보니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금액이 다르게 측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튀크키예인 친구가 알려주는 말이 관광지 식당에는 영어메뉴와 튀르키예어 메뉴가 따로 준비되어 있고 이들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해외여행에서 바가지 요금이 늘 나를 불편하게 한다.
이스탄불 여행기(Travelogue)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Istanbul)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나의 이전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스탄불에서 찬란했던 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고 물가도 저렴하여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추천할 수 있다. 튀르키예가 한국과는 형제의 나라로 불려질만큼 외교 관계가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Istanbul), 튀르키예: https://ai-ux.tistory.com/31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Istanbul), 튀르키예
터키(Turkey)는 튀르키예(Tükiye)의 과거 영어식 이름으로 2022년 6월 1일에 튀르키예로 바뀌었다. 터키에서 튀르키예로 나라 이름이 완전히 바뀐 것이 아니고 영문 표기만 터키(Turkey)에서 튀르키예(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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