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자택 임종

2023. 11. 27. 20:13지상낙원으로 간 최초의 한국인, 소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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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밤 어머니가 집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어머니가 평소 지병으로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고는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실거라고는 생각 해 본 적이 없었기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집에서 임종 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어머니의 사망은 '임종 증상'과 '자택사망 대처 방법'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합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 사망의 경우가 일반적인 자택 사망과 많이 다르고 '신비한 임종'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곤히 주무시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셔서 뭔일인가 깜작 놀라는 사이 호흡을 훅 뱉은 이후로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주님을 향한 강한 믿음과 사랑이 어머니의 임종을 특별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임종하신 어머니

어머니가 집에서 임종하셨기 때문인지 의사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시체검안서)' 서류에는 '사망진단서' 글자 중앙에 두 줄이 그어져 있고 그 옆의 글자 '시체 검안서'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사망의 원인 직접사인으로 '상세불명의 심장질환: 추정'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망일시는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20시 38분 경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어머니가 집에서 만 82세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의사가 일요일 밤에 집으로 와서 시체검안을 했기 때문에 비용은 34만원 지불되었습니다.

병원 장례식장 이동 후 어머니의 빈소

어머니의 일상적인 식사 시간표
어머니는 아침식사 6:30~7시, 점심식사 11시, 저녁식사를 오후 5시에 했는데 이 스케줄은 시간 맞춰 약을 복용하기 위해 계획한 시간표입니다. 일반식을 잘 드셨던 어머니가 유동식을 시작한 건 11월 초부터입니다. 예전에 요양병원에 계실때도 음식을 잘 못삼켜 병원 간병인들이 유동식으로 떠먹여야 해서 힘들다고 하는 얘기를 수간호사에게 들은 적이 있었고 11월 날씨가 추워지니 몸이 안좋으신가 하여 음식을 믹서기에 갈아 드렸습니다.

 

임종 하루 전날인 11월 18일 토요일 저녁

임종 하루 전날인 11월 18일 토요일 저녁에는 시장에 가서 좋아하시는 팥죽을 사와서 드렸는데 삼키는 것이 조금 힘들어보였습니다. 19일 일요일 아침에는 예전처럼 잘 드시지를 않아 병원을 가자고 하니 안간다는 의사표현을 하였습니다. 약 7년간 요양병원에서 외롭고 고통스러운 생활 하셨으니 병원은 끔찍하겠다 싶어 수시로 몸을 맛사지하듯 어루만져드렸습니다.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저녁
여느날처럼 오후 5시 경 어머니 저녁을 드시게 하려고 보니 코를 살짝 골면서 정말 곤히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얼굴도 편안해 보였고 깊이 잠든 분을 깨울 필요가 있나 싶어 더 자도록 했습니다. 어머니가 계속 주무시길래 6시 반 지나서 집근처 산책을 갔다가 7시 반 전에 돌아와보니 여전히 주무시는데  코를 더이상 골지는 않았고 숨소리가 고르게 곤히 주무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임종 직전 증상

저녁약 복용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되어서 저녁 8시 무렵 유동식 할 음식을 믹서기에 담고 돌리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일으켰습니다. 목을 들고 얼굴이 대략  45~60 도 각도의 허공을 바라보셨습니다. 전에 본 적이 없던 행동이었으며 입을 벌리고 갑자기 강한 한숨 같은 걸 훅 하고 쉬어서 얼른 달려가 팔로 목을 감싸안았습니다. 머리에 땀이 나 있길래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등을 손바닥으로 쓸어주고 팔도 쓸어주고 했는데 깨지를 않아서 저녁먹자고 얘기를 걸었지만 대답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깊은 잠을 자는 듯 했습니다.

 

어머니 임종 직후 증상

어머니께 저녁식사를 해야한다고 계속 흔들었는데 깨지 않으셔서 어머니 체위를 이리 저리 바꾸어 등을 두들기고 어깨와 팔을 주무르고 있었는데 어머니 얼굴이 서서히 하얗게 창백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몸이 여전히 따듯했지만 곧 이어 입술에 살짝 노란 빛이 비치니 크게 당황하여 정신을 놓을것 같았지만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번호 세 개인데도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119 전화와 응급처치
119에서 전화를 들자마자 '어머니 얼굴이 창백해지고 있고 입술이 노란 빛이 돈다'며 제발 빨리 와달라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119에서는 '핸드폰을 스피커 모드로 하고 침대 위로 올라가 심폐소생술을 하라'고 했고 '갈비뼈가 부러질만큼 세게 눌러라고 하는데 겁이 많이 났습니다. 눈물이 비오듯 했고 울면서 빨리 와달라고 사정하면서 심폐소생술 시도를 했지만 갈비뼈를 부러뜨릴 정도로까지는 할 수는 없었습니다. 곧이어 119 대원 2명이 기계장비를 들고 침실로 들어왔고 어머니를 침대에서 들어 방바닥으로 옮겼습니다. 119 대원이 보호자는 방에서 나가달라고 했기에 마지못해 나왔고 방 안에서 어떤 조치를 한 것인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심폐소생술 선택의 순간

얼마 안있어 방문이 열렸고 119 대원 중 한 명이 어머니가 '심정지'라고 알려주며 심폐소생술을 할 건지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겠다고 하면 119 대원들이 그 자리에서 바로 실시할거라고 하며 갈비뼈는 다 부러질거라고도 알려주었습니다. 갈비뼈 다 부러지고 식물인간처럼 생명만 연장시키는거라서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심폐소생술 여부는 보호자가 결정해야만 하는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119 대원에게 '어머니 몸이 이렇게 따듯한데 어떻게 사망이라고 하냐'며 우니 '심정지 후 체온이 서서히 식어갈거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심폐소생술 포기한 이유

어머니를 절대로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은 애절한 마음과 갈비뼈가 다 부러져 식물인간으로 누워있을 어머니 모습 사이에서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무엇이 어머니를 위한 선택일까' 짧은 고민 후 심폐소생술 안하겠다고 의사표현을 했고 119 대원은 직계가족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며 전화를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사는 여동생과 타 지방에 사는 남동생에게도 전화하여 심폐소생 안하는 걸로 동의가 되었습니다. 여동생은 쉽게 심폐소생술 반대 표현을 했고 남동생은 어떻게 해야 하냐며 누나의 의견을 물어봐주었습니다.

 

경찰 출동
여전히 따듯한 어머니 손을 붙잡고 울고만 있는데 누가 연락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자리에 있었던 119 대원이 경찰에 연락했나 봅니다. 갑자기 집안에 제복 입은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119 대원 두 명이 계속 머물렀고 지구대에서 두 명이 도착하고 경찰에서도 오고 과학 수사대가 오고 그랬던거 같아요. 여러 사람들이 어머니 처방전을 자세히 검토하더니 오랜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의사가 와서 '사망선고'를 해야하니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경찰들이 집 안에 같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여동생 가족이 들어왔습니다.

 

의사의 사망선고

어머니 사망이 일요일 밤이어서 검안의사가 도착한 것은 밤 10시가 넘어서였습니다. 의사가 모두들 방에서 나가라고 했고 가족은 절대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얼마 후 의사는 공식적으로 어머니 사망선고를 하며 장례절차를 밟아라고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게 그런건가 봅니다.

 

사망 시 임종 증상과 자택 사망 대처방법
어머니가 10월까지는 일반식을 잘하셨기 때문에 어머니 사망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습니다. 임종 증상과 자택 사망 대처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집에서 사망 시 임종 증상과 자택 사망 대처방법에 대한 상조회사의 일반적인 정보이니 참고만 하기 바랍니다.

 

임종증상

어머니가 오랫동안 요양병원 생활을 했고 집에서 지내신지도 약 7개월 정도 되다보니 주변에서 임종증상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노인환자를 많이 돌보았던 요양보호사도 몇 가지 얘기해준게 있습니다.


수면시간이 길어진다
수면시간이 길어지는데 몸의 장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대사 작용이 멈추어 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어머니도 임종 며칠전부터 수면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더 길었지만 사망한 19일 일요일에 특히 많이 주무셨습니다. 19일에는 오후 5시 저녁식사 시간인데 코를 골며 너무 곤히 주무셔서 '저렇게 곤하게 주무시는데 굳이 깨울 필요가 있나' 싶어 깨우지 않고 더 자도록 했습니다. 오후 6시 넘어서도 자고 계셔서 6시 반 후에 동네 산책을 갔다가 7시 반 이전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주무시고 계셔서 30여분 더 기다렸다가 저녁약 복용이 늦어지면 안되어서 저녁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유동식으로 작은 믹서기에 음식을 넣어서 돌리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고 그러면서 마지막 숨을 뱉어내었던거 같습니다.

 

의식이 없어진다
옆에서 크게 말해도 반응이 없는데 차분히 말을 걸어주고 체위도 자주 바꿔줍니다. 2시간 간격으로 체위를 바꿔주는 것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대소변 실금
대소변 실금도 대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항문 괄약근이 풀리면서 대변 또는 소변의 실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먹은 음식이 거의 없어도 체내에 있던 것들이 모두 빠져 나옵니다. 항문이 열린다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우리 어머니는 사망당일 오후 4시쯤 귀저기를 갈았을 때 항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체온이 떨어진다
심장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피가 서서히 차가워지기 때문에 체온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심장으로부터 먼 손, 발부터 차가워지고 서서히 얼굴까지 '파란 청색증'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우리 어머니 경우에는 병원 영안실로 이송한 이후에도 파란 청색증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호흡이 바뀐다
폐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르릉 소리를 내며 호흡이 바뀐다. 체인스톡 호흡이라고 하여 무호흡과 호흡을 번갈아 하는 호흡입니다. 임종 48시간 전에 나타나며 20초 정도 무호흡을 하다가 갑자기 가파르게 숨을 몰아쉬는 증상입니다. 이 상태는 일종의 코마(coma) 상태여서 체내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못느낀다고 합니다.

 

임종
119 대원이 어머니가 심정지라고 알려주는데 여전히 몸이 따듯하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숨을 쉬지 않고 움직임이 없고 반응도 없으니 이것이 말로만 들었던 임종인가 봅니다.

 

집에서 임종 후 대처방법
상조는 집에서 임종 하면 119에 전화하지 말고 가입한 상조 또는 이용 예정인 상조에 전화를 하라고 합니다. 119에 전화를 하면 앰뷸런스 출동이 불가능한데 119 앰뷸런스가 고인을 이송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요. 상조에 연락하면 장례지도사가 안내를 해주는데 112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자택으로 와서 상황을 살피고 병사로 사망했음을 확인한 뒤 절차대로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범죄사고가 아닌데 왜 112에 연락해야하나 의구스럽지만 자택 사망 시 꼭 밟아야 하는 절차라고 합니다.

 

천주교 성당 연도회

우리는 상조회사가 준비되어 있지가 않았는데 119에서 경찰을 부르고 검안의사를 부르는 것들을 해 준거 같습니다. 검안 의사가 장례절차를 밟으라고 해서 순간 막막했는데 어머니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성당 단장님께 연락을 하니 단장님이 성당 연도회에 연락해주셨고 카톨릭 연계 병원 앰뷸런스가 집으로 와서 어머니를 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하였습니다. 비신자들은 상조회사로 연락하면 일괄적으로 장례지도를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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