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5. 04:50ㆍ지상낙원으로 간 최초의 한국인, 소공녀
소공녀는 감자보다 고구마(sweet potato)를 더 좋아하는데 고구마 특유의 달달한 맛 때문이다. 고구마를 먹는 사람이 소공녀 혼자뿐이어서 먹을 기회를 찾다보면 어느새 싹이 튼다. 2023년 봄에 고구마에 튼 싹이 이쁘게 자라길레 유리글라스에서 키워보았다. 이 고구마는 자주색과 흰색이 오묘하게 어우러진 뿌리를 글라스 안으로 내리면서 물속을 유영했다. 고구마의 연두색 잎들이 주방 창문 전체를 뒤덮을만큼 자라나서 정원으로 이사를 보내어야 했다.
죽은 야자나무 둥치에서 싹튼 고구마의 생명력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북쪽 정원 구석에는 아주 큰 야자나무(palm tree)가 자라고 있었으나 몇 년 전에 죽어버려 잘라 내었다. 야자나무가 너무 커서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잘라내어야 했다. 그 이후 죽은 야자나무를 베어낸 둥치(trunk base, bottom)는 파릇파릇한 초록잔디와 어울리지 않게 흉한 몰골로 정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싹 마른 빈 둥지에 그 고구마를 그냥 올려만 두었는데 수 년 전에 죽어버린 야자나무 둥치에 무슨 특별한 양분이 있었는지 그 고구마는 무섭게 자라나 정원으로 번져 자랐다. 보기 흉하던 그 둥치는 고구마 잎들에 가득 덮여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고구마 잎들 덕분에 동북쪽 정원은 다시 초록의 기운으로 회복되었고 이쁜 고구마 꽃들도 피어나고 있다.

고구마의와 감자의 경쟁
고구마가 감자보다 칼로리가 높다고 해도 소공녀는 고구마를 더 좋아한다. 소공녀의 식단에는 일주일에 세 번은 구운 감자가 올라 오는데 주방의 파워를 가진 앤이 고구마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고구마 먹을 기회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주방의 야채 바구니에는 3개의 고구마들이 소공녀를 기다리고 있다. 먹을 기회를 놓치고 싹이 트게 되면 얘네들이 거름밭으로 가게 될건데 그전에 어떻하든 먹어야 한다.
고구마의 효능과 부작용
고구마는 감자와 함께 구형작물로 불린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면역력을 높여주고 염증을 감소시켜주는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식품도 효능과 부작용이 공존하듯이 고구마도 과다 섭취할 경우 요로결석, 복부팽만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고 하여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과 미네랄
고무마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칼륨, 칼슘, 인을 비롯한 미네랄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고구마를 삶거나 쪘을 때 비타민 B1고C의 손실이 적다고 하는데 소공녀는 군고구마를 특히 좋아한다. 또한 고구마에는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눈 질환을 예방해 준다.

풍부한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 예방,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고 소화가 느려 포만감이 오래가니 체중 감량에 좋다. 고구마에 많은 불용성 식이섬유와 생고구마를 자를 때 나오는 유백색 물질인 알라핀이 변의 용적을 늘이고 장운동을 개선해주어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고구마에 들어있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 베타가로틴으로 세포 보호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항산화 물질은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
심장건강과 혈당 조절
고구마를 섭취하면 칼륨성분이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개선하고 혈관을 강화시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앤이 고구마를 즐겨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진다.
고구마 부작용
고구마에는 많은 효능이 있는데도 이를 과하게 섭취하면 '라피노즈(raffinose)'라는 삼당류가 소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신장결석과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적당량의 섭취가 필요하다.
신장결석과 고칼륨혈증
고구마의 옥살산 성분(oxalic acid component)이 결석을 유발할 수 있어 고구마를 섭취할 때는 물을 여러 잔 마셔주어 신장 결석을 예방하도록 한다. 풍부한 칼륨이 우리 몸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수분이나 칼륨, 나트륨 등 전해질을 배설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구마 보관방법
고구마는 쉽게 싹이 트고 부패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해 12~13도의 공간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해야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오래전 고구마는 껍질째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할머니께 들은 적이 있다. 식이섬유와 안토시아닌이 껍질 쪽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껍질을 모두 벗겨내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무에 들어있는 소화 효소인 디아스타제(diastase) 성분이 소화를 돕기 때문에 무김치, 동치미 등을 함께 섭취하면 좋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삶아주신 고구마를 먹을 때마다 무 깍두기와 동치미가 함께 나왔던 것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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