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30. 20:55ㆍ아메리카_Americas/콜롬비아_Colombia
망그로브(Mangrove)는 바닷물에서 잘 자라는 강인한 관목(shrubs)이자 나무로, 해양해안을 따라 있는 조간대(the intertidal zone)의 불안정한 에너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수한 적응력을 갖고 있다. 산타 마르타(Santa Marta)에서 카르타헤나(Cartagena)로 출발할 때, 에릭(Eric)이 카르타헤나에 가면 '망그로브 숲(Mangroves) 체험'을 권하였다. '오 바닷물 속에서 자라는 나무라니 그게 가능한가?' 신기하여 직접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망그로브 숲(Mangroves) 자연체험
카르타헤나에 도착했을때 '로사리오 섬' 투어''에 정신이 쏠려 사실은 망그로브 숲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투어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목에 어떤 남자가 다가와 망그로브 숲 체험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물론 바로 즉시 계약을 했다. 그 다음날 그 사람이 갖고 온 차를 타고 어디론가 먼길을 한참을 달린 거 같다. 그리고 나는 망그로브 숲이라는 곳에서 그런 이상하고 공포스러운 체험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해적의 기지촌 같은 어촌 마을
어촌 마을 어귀에 도착했을때 부서진 판자들만 흩어져 있는거 같고 사람이 안보였다. 강 위에 나무를 조각해 만든 듯한 운치있는 배 한척과 새 한마리가 '관광 포스터같은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 외엔 선착장처럼 보이는 곳에 부숴진 배 몇 척이 나딩굴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어디론가 전화를 했고 한참 후에 외소하고 험상궂은 외모의 남자가 나타나자 우리를 인계하고는 떠나 버렸다. 이 남자가 구멍이 숭숭한 썩은 배 하나를 가르키며 그기에 타라고 했다. 구명조끼 안주냐 했더니 그건거 없다고 한다. 심하게 낡은 배는 심지어 장남감처럼 작아서 미국 보스턴에서 타 본 적이 있었던 카약과 비교했을 때 폭이 너무 좁았다. 여긴 구명복 마저도 지급하지 않는다 하니, 만약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불안이 엄습해왔다. '포기해야 하나?' 그런데 나를 여기로 데려다 준 운전기사는 이미 떠나버리고 차도 없다. 그런데 더 무섭게 한 것은 안그래도 외지고 인적이 없는 이곳에 다른 관광객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관광지에 사람이 없다니!'
카누(Canoe) 체험
저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이쁜 카누(Canoe)를 기대했는데 곧 침몰할 거 같은 썩은 배에 올라타긴 했는데 순간적으로 배가 심하게 기우뚱거렸다. 도움 청할 곳도 없고 나갈 차도 없고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였다.
카누(Canoe) 노젓기 체험
구명조끼 착용도 없이 다 쓰러져가는 배, 카누(Canoe) 아닌거 같은데 자기네들은 카누라고 하는 배에 앉아 망그르브 숲을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배가 여기 저기 썩었고 구멍도 군데군데 보이니 금새 어디선가 물이 새어 흘러들어 올 거 같은데 심장이 마구 요동쳐서 망그로브 숲 관찰에 집중할 수 없었다. 느닷없이 카누 선장이 직접 노를 저어보라고 하였다. 배가 심하게 뒤뚱거리면서 뒤집힐 듯하고 얼굴이 강물 표면에 거의 닿을듯한 상황들이 생기니 심장이 얼어붙는거 같았다. 그래 비싼 카메라가 있으니 물에 빠트려 죽이진 않을거야. 아직은 괜찮아. 그리고 사진 찍을 때는 웃음도 지어야지.
망그로브 숲(Mangroves) 생태 체험
배가 뒤집힐까 조마조마하고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진정되면서 물에 깊이 잠겨 있는 나무 뿌리들과 나무 틈 새로 보이는 빠간 게(Crab), 곤충 등 해양 생물들 보는 것이 신기했다.
노를 저어서 계속 나아가는데 오두막도 나오고 하지만 여전히 너무 한적하였다. 경치를 보는 와중에도 내가 타고 있는 카누의 컨디션이 신경이 쓰였다. '물이 세면 어떻하지? 내가 이 물에서 수영할 수 있을까?'
망그로브 숲(Mangroves)에서 낚시
구불구불 좁은 물길을 벗어나 탁 트인 넓은 곳으로 나오니 어부가 고기를 낚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주변에는 적막강산 아무도 없고 내가 탄 카누 한 척과 저렇게 연신 그물을 던지는 어부 한명만 있으니 무서움은 잠시 잊고 정말 아름다운 풍경화가 눈에 들어온다.
낚시용 그물 던지기
그물을 던지는 솜씨가 정말 예술적 수준이다. 저 어부는 아무도 없는 적막한 이곳에서 언제부터 그물을 저렇게 던지고 있었던 걸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고기를 잡는 목적이었다기 보다는 관광객이 왔을때 '보여주기'를 위한 쇼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어촌마을의 퍼포먼스 같다.
망그로브 숲 카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망그로브 숲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우리 말고는 관광객이 하나도 안보이니 겁이 나는 중에 또 한면의 현지인이 지나간다.
망그로브 숲(Mangroves) 체험 방법
호텔 리셥센에 문의를 하면 망그로브 숲 체험 프로그램 연락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의 일행과 떨어져 우리 둘만 망그로브 숲에 오게 된건 길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포섭이 되어 멀리 외진 이곳에 즉흥적으로 왔기 때문이다. 물론 카르타헤나로 들어오기 전부터 망그로브 숲 구경을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 식으로 오게 되리라곤 예측 못했었다.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없는 외진 곳에 와 있다는 것이 무서움을 유발시킨 이유였던거 같다. 선착장에서 보았던 몇 명의 원주민들은 옷이 지나치게 남루하고 꽤 험상궂은 표정들이어서 나만의 '공포 드라마'를 상상하게 되었던거 같다. 그래도 바닷물 속에서 자라는 망그로브 숲 체험은 정말 신기하고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결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경험디자인이었다고 결론 내린다. 그날은 왜 관광객이 아무도 없었나 모르겠다. 카누(canoe) 체험을 했던 콜롬비아의 도시 '카르타헤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의 이전 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카리브해의 거점도시 '카르타헤나(Cartagena)', 콜롬비아: https://ai-ux.tistory.com/67
카리브해의 거점도시 '카르타헤나(Cartagena)', 콜롬비아
카르타헤나(Cartagena)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는 3개가 있다. 스페인(Spain)과 콜롬비아(Colombia)의 항구도시, 그리고 칠레(Chile)의 도시가 같은 카르타헤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나는 여기서는 '콜
ai-ux.tistory.com
망그로브 숲(Mangroves) 가는 길 (How to get to Mangroves)
카르타헤나의 외곽에 위치하므로 체험 신청을 하면 낡은 승용차가 와서 멀리 어디론가 데려가고 어떤 외진 곳에서 또 다른 더 낡은 승용차로 인계한다. 두번째 차가 어촌마을 입구까지 와서 현지 원주민에게 인계하고는 잽싸게 떠나버린다. 외소하고 남루한 차림에 까만 피부의 원주민이 와서 선착장으로 데려가 검게 썩어가는 카누에 타라고 한다. 차를 두번 바꿔 탔는데 첫번째 차의 운전자는 영어를 잘했는데 그 다음 인계를 받은 두 번째 운전자는 말 한마뒤 없고 이때부터 '혹시 유괴면 어쩌지?' 하여 무서움이 시작된 거 같다.
망그로브 숲(Mangroves) 위치
스산하긴 해도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었으니 구글검색해서 정확한 위치 찾아 다시 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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